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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건물, <예술반점 길림성>

 

인천 서구 가좌동 가재울 사거리에 위치한 길림성.

중화요리간판을 달고서 짜장면은 팔지 않는 이곳은

<예술반점 길림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 되었다.

 

대규모 공장단지 한 켠 버려진 폐화학공장, 300여 년의 시간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한옥,

이제는 주인을 잃고 버려진 수십년된 중국집과 다방건물,

그리고 근처엔 스페셜티 커피전문점과 아메리칸 바베큐레스토랑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공간들이 모여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

 

(@project.cosmo 인스타 출처)

 

 

지난 4월 5일 허승범작가님의 <투명존재>사진전이 막을 내렸다.

그 후 이 공간은 콘서트를 위한 공연장이 되었고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나는 사진전이 끝나는 날,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비가 추적추적 내림에도 불구하고 길을 나섰다.

 

 

 

좁은 통로의 계단을 보고 '이곳이구나 -' 하고 생각할 즈음에 잔잔히 퍼지는 음악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눈앞의 빨간 조명을 보고, 힙합과 같은 분위기가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거친 공간에는 왠지 시끄러운 음악이 크게 틀어져있고 가장 트렌디한 것들이 모여있을거라 상상되는데,

거칠지 못한 사진들이 걸려있는게 더 매력적이었다.

 

나는 전시공간에 음악과 영상이 나오는 걸 좋아한다.

조용해야 집중이 더 잘될 수도 있지만, 나는 적당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게 감정이 솟아오르는 편이다.

(사실 영화를 봐도 내용보다도 배경음악에 눈물이 날 때가 많다.)

사진 하나하나 작가님의 설명이 담긴 종이를 건네받고 관람했는데

내용이 무척 친절하고 깊어서 오랫동안 사진을 둘러보았다.

 

 

무제3 (제주도, 2017)

 

 

비행 (충청도, 2017)

 

 

방향성 (충청도, 2017)

- 누군가가 날 어디로든 인도해 주었으면 좋겠다. 방향성을 상실하고 멈춰버린 나의 시간에 누군가가 재생버튼을 눌러 주었으면 좋겠다.

(투명존재 설명 중에서)

 

 

예술반점 길림성의 공간이 매력적인 이유는 완전하지 못한 리모델링일 것 같다.

오래된 이 공간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이 느낌을 살려 전시를 진행한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허리를 숙이고 계단을 오르며 문턱을 넘나들며 관람을 진행해야한다.

동선도 보는 방법도 자유롭다.

 

 

추억 (강원도, 2017)

 

 

 

 

 

의미를 알 수 없지만

이 공간들의 흔적들이 좋았다.

 

 

눈동자 (제주도, 2017)

 

 

모자람 (시카고, 2015)

- 글 또는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나 자신이다.

하지만 사진속 조금 모자란 나무 조각을 보고 난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저게 나와 닮았다고...

(투명존재 설명 중에서)

 

 

 

 

 

 

 

 

비극 (충청도, 2017)

투명존재의 메인 사진이 된 작품.

비극적인 유리병의 추락. 찰나의 비행.

 

 

 

텀블벅에서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된 개관 전시에 이어서

두번째 전시 또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앞으로 이어질 공연 및 전시와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기대되는 공간이다.

다음번 방문에는 주변의 즐길거리도 얻어가야겠다.

인천 서구에서 만난 예술공간. 이 동네는 문화적으로 더 큰 공간이 될 것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대해본다 -